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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좋았다.

7월1일 생각들.

..
3일 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집은 쉴 곳이지 일하는 곳이 아니라는걸 다시한번 깨달으며
별다른 계획없이 오후 휴가를 냈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하고 답답하다.
느려터진 보안 네트워크도, 풀리지않는 업무들도, 나도 모르는 질문들도, 나도 모르겠는 내 스케쥴들도 .. 오늘은 도망가고 싶다.

누구를 원망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냥 모두 다 내가 잘못한 것 같다.
이게 답이 아닌데 아닌걸 잘 아는데 생각할수록 내 자신만 더 초라해져서 도망간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당장의 해결은 된다.

한달에 3일정도 2회 이렇게 체력이 가라앉고 감정이 북받치는 날들이 있다.
나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고 있는것인지, 이 괴로움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어떻게 그만두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럴때면 항상 머릿속으로 누군가에게 “그만 두겠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시뮬레이션을 한다.
누군가는 내 가족일때도, 옛날 선생님일때도 있고, 내 상사일때도, 이미 지나간 과거일때도 미래일때도 있다.
그런데 그 사뮬레이션의 결과는 왜 항상 눈물바다인것인가.
언젠가는 정말 그만 뒀어야 하거나 그만 둬야하는건가. 정말 그렇게 밖에는 안되는 걸까.

나는 참 아는게 많았는데
아는게 많아서 할줄아는것도 관심거리도 많았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전부 다 모르는 것 투성이가 되었는지, 지겹지만 그것마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에게 너무 무책임하고 또 주변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자존감이 이쯤 되면, 자각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집에서 해야할 일들을 찾고있다.
...."....."....."....."....."
내가 오후 휴가인지 모르는 타 팀의 회의소집 알람이 떳는데 이 글을 쓰다가 실수로 승인을 눌러버렸다.
잠시, 저는 오후 휴가여서 라뷰참석이 힘들다고 얘기를 할까 망설였지만,
일하는 그들이 탄 양탄자 끄트머리라도 잡기위해
한시간, 열심히 리뷰를 들었다.


이게 나를, 모두를 위한 일인지는 아직도 생각중이다.


,,,,,,, 옛날이야기
20대의 나는 노트에
“싫든 좋든 본인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한다” 라고 적었다.
그 대답의 질문은 (나의 전공에 대한 이야기) 였다.
과정은 아주 시원하게 씹어주고 결과만 중요하게 여기는 20대다.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웠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그 결과는 지금 생각해 보면 실패다.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배려나 이해심은 부족하다. 도대체 왜??

나는 일생 단 한번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뭘 하기를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원래 받은 사람이 줄줄도 안다고, 그런 관심과 배려와 이해는 내안의 여유가 있을때, 따뜻한 시선의 환경에 있을때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이 결여된 환경에 있던 나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왜 친구들이 나더러 무섭다고 하고, 독단적이라고 했는지, 나에게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십수년이 지나서야 이해가 된다.

청소년 때에는 언제나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주변 어른들의 눈치를 봤고 불쌍한 나를 어필해서 호감(아니 측은지심)을 사려고 했다.
내 또래는 무슨 고민을 하는지 한번도 진지하게 얘기 해 본적이 없고, 내 또래의 이야기들은 하찮게 여겼다.
당장 부모님 없이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고민을 하는 중학생이 요즘 유행하는 머리스타일을 중하게 여겼을까.
너무 일찍 어른이 되려고 했다. 그것도 아주 어설프게.
나의 사생활(가정사, 등등)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눈물부터 쏟아졌는데 이건 이성에게 잘 먹히기도 했다. (사족)

나의 이 고질적인 우울감은 더 나아가 대학생때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이내 폭발했다.
발화물은 돈이었는데,
등록금, 통신비, 밥값, 책값, 제본값, 나아가 학생회비 동아리회비 등등 수 많은 금전문제에 부딫혔고
온몸으로 맞닥뜨려보니 이게 보통일이 아니더라.

학생회비를 걷던 선배에게 사정을 애기했더니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으면 되잖아. 라고 말한다.
그때는 나도 그게 정답인줄 알았다.
그래서, 이렇게 힘이 드는데도 공부로 장학금 받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하는 미련곰팅이 같은 나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 그리고 해결한다는 믿음 그 자체는 그런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 이라는 것을.

아직도 그 말을 되새기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애초에 공평이라는 것은 이상에나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7월 1알 주절주절, 의식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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